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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산공과 입학한 20학번 뫄뫄입니다. 코로나19로 동기들을 아직까지 직접 만나 얘기해보지 못해 너무 아쉬워요..ㅠㅠ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동기분들, 선배님들 만나서 진짜 재밌는 대학생활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저도 제가 올해 초 겪었던 일을 풀어보려고 해요.  (써보고 나니 정말 긴 글이 되었어요.ㅎㅎ 근데 이거 익명(비로그인)으로 작성해도 되겠죠..?)


지금부터 제가 하는 얘기는 올해 초 제가 대학입학을 앞두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자 제 인생 첫 알바를 하면서 겪었던 일입니다. 때는 2월 말 정도였어요. 저는 대학입학을 앞두고 이제 스스로 돈을 벌어보려고  알바ㅊㄱ과 알바ㅁ에서 괜찮은 알바들을 찾아보면서 지원하고, 연락이 오면 면접을 보러다니는 하루들을 보내고 있었어요. 


그 날은 다른 날들보다 조금 더 바쁜 날이었어요. 그 날 오전에 3군데정도에 지원을 했는데, 3곳 모두 면접을 보러오라고 연락이 와서 가볍게 면접준비를 하고 최대한 단정한 차림으로 면접을 보러 갔어요. 첫 면접을 마치고, 두 번째 면접을 보러 갔어요. 카페였는데, 사실 면접보러 갈때부터 그냥 포기?상태로 갔거든요. 아무래도 카페는 무경력자보다 경력자들을 뽑으니까, 알바 경험이 없는 저에게는 일할 기회가 없을거라고 생각했어요. 뽑아주면 정말 좋겠지만 안뽑아줘도 역시나하면서 받아들일 마음이 충분하단 말이죠. 근데 이런 생각으로 면접을 봐서인지 사장님하고 면접을 보는데 긴장을 별로 안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오히려 사장님하고 되게 편하게 얘기했어요.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얘기하다보니 1시간정도가 지나있더라구요. 사장님께서 저한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궁금한 점있으면 말해보라고 했는데, 제가 그냥 그 자리에서 "저 여기서 일할 수 있는 가능성 있나요?" 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어요. 사장님께서는 엄청 웃으시면서 맘에 든다고 같이 일해보자고 했어요. 


저야 생각도 안하고 있던 곳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으니, 얼마나 좋았겠어요. 그 당시에 제가 면접보고 연락 못 받은 곳이 열 손가락이 넘어가다보니, 알바 구하는 것에 조금 지쳐있던 시기이기도 했거든요. 얼마나 기분이 좋았냐면, 그 날 집에 가는 길에 기분이 너무 좋아서 정신 못차리다가 길에서 몇 번 돌부리에 걸려 엎어졌는데도 괜찮을 정도였어요. 집가는 길에 가족들과 친구들에게도 이 얘기를 정말 기분좋게 전했고 모두들 드디어 구했냐며 축하해주었어요. 그리고 그 날 밤에 사장님과 연락하면서 교육받을 날을 정했어요. 이틀 뒤부터 시작해서 하루에 4시간씩 총 3일동안 교육받기로 얘기가 되었어요.


첫 날 교육을 받으러 갔는데, 저에게 업무를 가르쳐주실 분이 이 상황에 대해서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시더라구요. 그리고 제 업무타임을 물어보시길래 목,금마감타임이라고 하길래 그 분께서 그 시간대 일하시는 알바생분이 그만둔다는 말 없었다고 하면서 설마 또 사장(님)이 자기 맘대로 자르는거냐 이런식으로 말씀하시더라구요. 무슨말인지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그 분이 약간 제가 다른사람의 자리를 뺏었다는 듯이 말씀하셔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그 분이 원래 본인 업무시간에는 알바교육이 안된다고 하면서 저한테 계속 말했거든요. 저는 이 부분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까, 괜히 죄송해서 위축되더라구요. 교육하시면서도 사장님이 물어보면 자기는 제대로 교육시켰다고 말하라고 그 말만 계속 반복하시고, 정작 그 날 너무 바빠서 배운 게 없었어요. 교육끝나고 집가는데 기분이 별로 안좋더라구요. 그리고  '이게 뭐지..? 원래 이런건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되게 혼란스러웠죠. 집가는 길에 사장님께서 전화와서 저 교육 제대로 받았는지 확인하시고, 저야 그 분이 그렇게 말하라고 했으니 그렇게 말했죠....ㅠㅠ 사실 너무 바빠서 배운 게 없었다고 진짜 말하고 싶었는데 용기가 안나서 말 못했어요.


그래도 다행히 나머지 이틀은 제가 일하게 될 시간대에 근무하시는 분한테 많이 배웠고, 간간히 사장님도 오셔서 확인하시고 도와주셨어요. 그리고 그 때 저한테 업무알려주신 분 통해서 알게된 게 원래 알바교육은 사장님이 직접 하는 것이 맞다고 하더라고요. 특히나 이런 전문직종은 그래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어쨎든, 알바교육은 끝났고 이틀 뒤가 근무시작이었어요. 제가 근무하게 될 시간은 저녁 7시부터 밤 11시까지 마감타임이었는데, 미들타임보다 해야 할 일이 정말 다양하더라구요. 음료/디저트 제작은 기본으로, 설거지 및 커피머신, 빙삭기계, 아이스크림 기계 마감 및 청소, 홀 청소, 재고 확인 및 부족한 재고 채우기, 시재 마감(포스기 마감과 그 날 판매량 확인하고 계산해서 혹시 결제 잘못한 부분 없는지, 부족하거나 남는 금액 없는지 확인하는 업무)가 제가 혼자서 4시간 안에 모두 해야할 일이었어요. 


저 알바교육할 때 업무가르쳐주신 분이 마감타임을 1년정도 하고 계셨는데, 저보고 설마 혼자하냐고 물어보셔서 혼자한다고 그랬더니 엄청 놀라시면서 할 일 되게 많아서 혼자서는 벅찬데 사장님이 진짜 혼자 업무시킨다고 하셨냐고 몇 번 확인하셨어요. 사장님이 저한테는 혼자 하게 될거라고 말씀하셨고, 마감은 할 일이 별로 없다고 말씀하셔서 그 말 믿고 교육시작한 거였는데, 사실은 그게 전혀 아니었고, 원래 카페업무가 이렇게 많은가보다하고 이해하려고 했는데, 마감타임을 1년정도하신 분이 저한테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제서야 제 상황이 받아들여지더라구요. 아 내가 속았구나.. 그래도 제 첫인상에 사장님은 너무 좋으신 분이셔서 일부로 그렇게 말씀하셨을 생각은 안했어요.


드디어 근무 첫 날이 되었고, 저는 첫 날이기도 하고 아직까지 제가 해야 할 업무가 많이 어색해서 미리 가서 하고 있는 편이 나을거라 판단해서 근무시작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가서 근무를 시작했어요. 포스기 앞에 서기만 하면 실수할까봐 엄청 긴장했지만 교육시간에 배운 거 최대한 떠올려서 비슷하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손이 떨리는 걸 숨길 수는 없었고, 70여개가 넘는 메뉴레시피가 머리속에 가득찼는데 긴장감에 메뉴 하나 만들 때마다 순서는 뒤죽박죽 섞이려고 하고, 사장님은 홀에 앉아서 아무말도 안하고 쳐다만 보시고, 해야 할 설거지는 쌓이고 시간은 없고, 주문은 계속 들어오고,,(주문 들어올 때마다 사장님 코로나때문에 주문 별로 안들어온다면서요..ㅠㅠ 이 생각 계속 들고) 진짜 멘붕에 멘붕이었어요. 겨우 숨돌리려고 하면, 그때마다 사장님은 저한테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말씀하시고.


결국 첫 날에는 업무를 밤 11시에 못 끝내는 상황이 왔어요. 사장님은 이런식으로 일하면 안된다, 너 잘할 수 있다고 했으면서 이제와서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하냐 뭐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가셨어요. 저는 제 타임에 끝내야 했던 업무 하면서 너무 우울하더라구요. 저도 열심히, 잘 하려고 노력했는데 몸과 머리가 안따라와주니까 이게 뭐라고 괜히 자존감과 자신감이 떨어지고. 결국 업무는 밤 12시 30분에 끝났어요. 집 오는데 괜히 한 걸까라는 생각도 들고, 내가 한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포기하는 것도 너무 웃기더라고요. 애초에 그때 저 교육해주시는 분께서 저한테 업무가 11시 안에 혼자서 완벽하게 끝낼 수 있는 단계가 오려면 최소 한 달은 걸린다고 말해주셨고, 설마 했는데 진짜 혼자서 겪어보니까 그 분이 말한 게 맞나보구나하면서 진짜 완벽히 적응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생각했죠. 내일은 12시 안에 끝내보자.


첫 알바를 시작한 지 두 번째 날, 어제 하루 했다고 그래도 나름 익숙해지려나 했지만 전혀 아니었어요. 두 번째 날에는 음료주문이 너무 많이 들어와버렸어요. 그 날 저 혼자서 거의 40잔 만들었는데, 중간에 몇 번 실수하고 첫 날과 똑같이 사장님은 지켜보시고. 중간중간 계속 혼났지만 목표한대로 12시 안에 끝낼 수 있었어요. 솔직히 저는 속으로 하루만에 30분 단축시킨 거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사장님이 업무 오버한 1시간동안 나간 전기세와 수도세에 대해서 저한테 그 돈 너가 낼거냐는 식으로 말씀하셔서 뿌듯함이 싹 사라져버렸죠.


업무 시작 세 번째 날, 제가 목,금 마감타임이었기 때문에 세 번째 날은 알바시작한지 한주가 지난 시점이었어요. 업무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처음 보는 분이 계시는 거에요. 누구냐고 물어봤더니 교육생이라고 하는 거에요. 이상함과 왠지모를 쌔한 느낌을 느낀 건 이때부터였어요. 그 당시에 저는 알바 시작한지 한 주가 지났지만 제대로 된 업무복을 제공받지 못한 상태였고, 작성한다던 근로계약서 작성에 대해서도 사장님께서 언급이 없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저는 업무복은 다른 분이 입으시는 거 빌려서 입어야 했는데, 교육생이라고 하시는 분은 이미 새 업무복을 지급받으셨더라고요. 마음 한 켠에서 설마,, 이런 생각이 들면서 혹시 하게 될 타임이 언제냐고 여쭤봤더니 마감타임이었고, 요일은 아직 안정해졌다고 하더라고요. 마음 한켠이 찝찝했지만, 그 마음도 잠시 해야할 업무가 산더미여서 애써 그 찝찝함을 억누르고 일을 시작했어요.


근데 진짜 너무 이해가 안 갔던 상황이 있었어요. 저는 교육받는 3일동안 첫 날은 제대로 못 배웠고, 나머지 이틀 또한 다른 분께 배우면서 사장님께서 간간히 도와주시는 정도였는데, 교육생 분은 교육받는 첫 날부터 사장님께서 교육해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저한테도 잘 들으라고 하는데, 저는 제 업무를 해야 하는데 사장님께서 계속 들으라고 하시니 솔직히 힘들죠. 그래놓고 제시간안에 못끝내면 또 혼내실 거면서,, 그래도 들으라고 하니 들었어요. 근데 계속 교육생분이 하는 실수를 제가 뒤짚어쓰고 혼이 나는 거에요. 정확하게 말하면, 교육생 분이 한 실수를 사장님께서 제가 한 실수라고 단정지으시고 혼내시는 거였어요. 교육생 분은 저보다 나이가 많으셨는데, 이미 전에 카페알바 경험이 꽤 있으시더라구요,, 사장님 입장에서는 카페경험이 많은 교육생분보다 어리바리하고 실수만 하는 제가 실수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게 자연스럽겠죠,, 네, 그래도 확인도 안하시고 계속 저만 혼내시는 게 정말기분나빴어요.


계속 교육생분하고 저를 비교하시는데, 하다못해 제 외모와 목소리 지적까지 하셨어요. 교육생분한테는 귀엽다고 하시면서 칭찬하시는데, 저는 결단코 교육시작날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칭찬받지 못했어요. 솔직히 칭찬 안 받을 수도 있죠. 제가 부족하니 그럴 수도 있고, 거기까지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이해하는데. 다음 말이 문제였죠. 교육생분의 칭찬 뒤 사장님의 말씀은 저에게 향했어요. 너는 너무 딱딱해. 좀 더 부드럽고 밝게 해 봐.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어쨎든 정말 무시하는 태도가 깔린 어투였어요. 저의 목소리톤에 대해서 왜이렇게 목소리가 낮냐, 웃으면서 말하는 거 맞냐(코로나 때문에 마스크 쓰고 있어서 웃어도 티가 나기 힘들었어요.) 눈웃음을 지어보라면서 계속 지적하시더라고요. 물론 카페업무에서 손님 맞이하고 주문받는 것이 서비스에 포함되니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끊임없이 목소리톤과 그 부분에 대해서 지적하시니 내가 정말 카페알바를 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였어요.


그렇게 세 번째 날은 교육생분과 함께 일하고, 네 번째 날(금요일)은 다시 저 혼자서 일했어요. 그날은 순조롭게 잘 끝내서 11시 30분정도에 일을 끝냈어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 또 목요일이 왔어요. 근데 그 날 오후 1시정도였나, 사장님께서 코로나19로 가게 적자라서 힘드니 이번주는 업무를 쉬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시재마감해서 아는데 그정도로 적자나긴 힘들 거 같거든요. 코로나랑 상관없이 카페에는 끊임없이 손님들이 왔었고, 1시간 기준으로 판매되는 음료량을 봐도 적자는 아닌 것 같은데,, 찝찝해서 확실하게 확인하고자 이번주만 쉬는거 맞냐고 여쭤봤더니 애매모호하게 다음주에 확실하게 말씀해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에 가게 열쇠 키 가져다달라고 말씀하셨어요. 제가 마감타임이라 가게 여닫는 열쇠 가지고 있었거든요. 확신했어요. 아, 나 자르려고 하는구나. 다음주에 해고 통보받겠구나, 솔직히 세 번째날 교육생분하고 같이 일하면서 마음 한 켠에 찝찝함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놀라지는 않았어요. 단지 제가 너무 좋은 사람같다고 생각했던 것이 어쩌면 아닐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기분이 안좋았을 뿐이에요. 그리고 그 날 저녁에 가게로 열쇠를 가져다주면서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가게 들어갔더니 사장님께서 혼자서 음료만들고 계시더라고요. 인사드리고 열쇠 놔두고 인사드리고 나오는데 생각은 더 많아졌어요.


그 상태로 주말에 전화가 한 번 왔었는데, 제가 그냥 안받았어요. 주말에 괜히 기분 상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그리고 월요일이 되고 오후 3시쯤이었나 사장님한테 전화가 오더라고요. 저는 이미 거의 80%확신한 상태로 전화받았고, 역시나 해고통보였어요. 전화로 처음에 미안하다는 듯이 해고통보하시다가 제가 별다른 뜻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니까 그때부터 갑자기 미안하다는 태도는 없어지고, 제가 일처리를 너무 못해서 본인이 해고통보를 하는 거라면서 본인의 행동에 대해 정당화를 시키려고 하시더라고요. 참,, 그리고 더불어서 저 때문에 괜히 사람을 다시 뽑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생겼다며 불편함을 드러내셨어요. 1절만 하시지 2절까지 하시니, 제 기분도 기분이었지만 참,, 그랬어요. 차라리 저 열쇠 주러 간 날에 얼굴보고 말씀해주시지 정말 끝까지 저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전혀 없다는 생각도 들었고. 제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사실은 전혀 아니었다는 것에 처음에는 그 사람에 대해 실망했지만, 결국엔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저의 눈에 대해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알바비는 제대로 받고 끝내자는 생각에 사장님께 전화왔을 때 언제 입금해주시냐고 정확하게 말씀해달라고 여쭤봤더니 다음주에 입금해주겠다고 하셨거든요. 그리고 덧붙여서 제가 저 알바교육받은 것에 대해서도 임금 주셔야할 것 같다고 말했어요. 제가 교육받은 것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제가 그 시간동안 교육받으면서 실제로 주문받고 음료제작 등등 노동을 제공했으니 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이 맞거든요. (제가 알바시작하기 전에 혹시 몰라서 노동법관련 공부한 것이 이렇게 첫 알바부터 도움이 된 거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장님이 별로 탐탁치 않아하셨지만 제가 노동법 얘기하니까 마지못해 알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입금해주신다던 그 주가 되었는데도 연락이 없으시길래 제가 기다렸어요. 그 주가 지나 그 다음주가 되었는데도 연락이 없으시길래 제가 그 주 수요일까지 참다가 결국엔 먼저 연락드렸어요. 괜히 또 꼬투리잡으실까봐 예의차려서 언제 입금해주실거냐고 정말 정중하게 여쭤봤더니, 저한테 일했을 당시의 급여일을 언급하시면서 본인은 원래 월 초반에 입금한다면서 그때까지 기다리라는 식으로 말씀하시는 거에요. 그리고 저보고 참을성이 없네 일도 못하면서 뻔뻔하게 돈을 요구하냐면서 폭언을 하셨어요. 와,, 진짜 화가 나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냥 이참에 그동안 쌓인 거 다 말하고 싶었는데 그거 말하면 저도 사장님하고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참았어요. 그리고 사장님한테는 해고통보받고 2주내로 제대로 임금지급하지 않으면 노동청에 신고가능하다고 친절하게 알려드리면서 2주내인 xx일 안에 입금해달라고 했어요. 근데 xx일 지나도 입금을 안하셨더라고요. 결국엔 노동청 신고 접수글까지 쓰고 임시저장해놓고, 지금 돈 안보내시면 노동청에 신고한다고 했더니 바로 입금하셨어요. 입금하시고나서 저한테 카톡으로 또 폭언하셨고, 저한테 폭언하신거만으로도 사실 노동청에 신고가능했을거에요. 근데 그때 이미 저는 많이 지쳐있었어고, 그냥 빨리 이 일을 끝내고 싶었어요. 주변사람들이 그냥 신고하라고 했는데, 제가 그냥 너무 지쳐서 그럴 힘이 안나더라고요. (당시에 알바했던 2주동안 너무 힘들어서 체중이 5kg나 줄기도 했어요.) 노동청 신고하면 그때부터 긴 싸움이 될 텐데, 저는 그냥 사장님과 이 일을 하루빨리 끊어버리고 싶었어요. 결국 저는 돈만 받고 바로 전화,카톡 차단하고 이 일을 마무리지었답니다. 


쓰다보니 정말 긴 얘기가 되었네요. 혹시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도 있을까요? 없길 바랄게요. 좋은 경험은 아니니까요..ㅠㅠ 그리고 제가 참 답답해보이실수도 있겠지만, 사실 저는 그렇게 답답한 성격이 아니에요. 저도 맺고 끊음이 확실한 성격인데, 이번 일은 태어나서 처음 겪은 일인지라 그게 확실하게 안 된 것 같아요.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참지 않고 노동청에 신고했을거에요. 저도 그렇지만 제가 첫 피해자가 아닐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다음에는 또 다른 사람이 새로운 피해자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사실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부분은 아직까지도 생각을 하면 마음 한켠에 찝찝함이 생기고 그래요. 앞으로는 더이상 부당한일이 생기지 않길 바라지만, 만약 앞으로 저에게 또 이런 부당한 일이 생기게 된다면 그때에는 확실하게 목소리를 내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이러한 일을 겪은 것에 대해서는 마냥 나쁘게만 생각하고 있지는 않아요. 사회에 처음 나가서 바로 이렇게 쓴 경험을 하게 되었고, 그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난 그 자리에는 좀 더 단단한 제가 서있더라고요. 부당한 일을 겪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고, 제가 생각보다 사람보는 눈이 없다는 것도 덕분에 알게 되었으니까요.ㅋㅋㅋㅋㅋㅋ 나름 얻은 교훈들이 많아요. 그리고 되게 좋은 점 하나가 인생의 첫 알바 경험이 이렇다보니 지금 하고 있는 알바는 너무 편하고 좋게 느껴져요. 사실, 정말 좋은 곳이기도 하고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요. 저는 제가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과 정말 안맞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누군가에게 배움을 알려주는 것이 정말 뿌듯한 일이라는 것을 지금 하고 있는 경험을 통해 많이 느끼고 있어요. 


그럼 이만 20학번 뫄뫄의 인생 첫 알바 후기글을 마치도록 할게요. 현재 알바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 힘내시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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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2020 July 29,
Wed 16:21

저도 첫 알바의 경험은 좋지 않았어요ㅠ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근무했는데 요리 하고 치우고 눈치 보고.. 힘들었어요ㅠㅠ 처음에 빡세게 시작해서 그런지 다른 알바는 수월하게 할 수 있었어요! 뫄뫄님도 다음 번엔 좋은 근무환경에서 알바하실꺼예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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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뫄옴뫄

2020 July 29,
Wed 21:49

설마 또 사장(님)이... 실수 교육생님과 잘 지내시겠죠~
글빨 생동감 짱이예요. 작가하셔도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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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9]17강예린

2020 August 24,
Mon 16:31

진짜 고생많으셨어요. 글 읽는데 막장드라마가 생각나는건 기분탓인가요:( 사장님이 현실 막장 점주인건가요 읽으면서 저 첫알바할때 눈물났던 기억까지 끄집어올라오네요ㅠㅠ 그럼에도 정당히 노동자의 권리를 호소하신거 멋지고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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