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10년 7급 공채에
합격해 현재 통계청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수험생활에서 느꼈던 점에 대해
전체적인 부분과 과목별 공부방법으로 나눠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분들보다
조금 운이 좋아서 합격했는데 이런 글을 쓰려니 부끄럽지만, 이 글이 이제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전체적인 방법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
공부를 하다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느낌이 듭니다. 이번 주에 공부한 것은 다 알 것 같은데 저번 달, 심지어 저번 주에
봤던 것도 기억이 가물가물해집니다. 빠져나가는 양보다 들어가는 양이 많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하루에 14시간씩 하다가 한 달 쉬는 것 보다 꾸준히 하루에 10시간정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톱워치로 실제 공부 시간을 체크해서 어디에서 시간을
줄여야 하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와 같은 경우는 담배를 피우러 1시간마다
밖에 나가게 되고 친구들이랑 이야기도 하다가 낭비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담배를 끊게 되니 아침에 일어날 때도 개운하고 독서실에서 밖에 나오는 횟수도 줄어서
좋았습니다.
아침형 인간저는 올빼미형 인간입니다. 저녁부터
새벽 때가 오히려 집중이 잘됩니다. 하지만 늦게까지 공부하면 일찍 일어나지 못하게
되고 왠지 패배자가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나오게 되면 몸도
마음도 상쾌하고 알차게 공부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워낙 아침잠이 많은 저는
학원 오전반을 통해 아침을 강제했습니다.
공부장소자신만의 최적의 학습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저와 같은 경우는 집에서는 TV와 인터넷 때문에 공부가 잘되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신림동에서 고시원 생활을 해서인지 노량진 고시원에는 들어가기 싫어서 집에서
매일 노량진으로 출퇴근했습니다. 노량진이 아무래도 최신 뉴스를 접하기 쉽고 혼자
공부하는 것보단 학원에서 강의를 듣는 것이 단시간에 합격하기에는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너무 잦은 시험일정
공무원이 되기 위한 시험에는 국가직·지방직·국회직·서울시·선관위·군무원
등등 너무나도 많이 있습니다. 초반에 차분하게 정독하지 못하면, 바쁜 시험일정
때문에 공부도 덜렁덜렁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계속 1~2점 차이로 아깝게 떨어지기 십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시험 끝난
후 너무 오랫동안 기분 내지 말고 다시 수험생활로 빨리 돌아가야 합니다. 시험 끝난
후 공부하기 싫을 때 학원을 다닌다든지, 스터디를 한다든지 해서 자신을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도 좋습니다.
인간관계/스트레스 해소방법저와 같은 경우는 공부하면서 여자친구를
사귀게 됐는데 주말에 영화관이나 야구장 등에 가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책임감도
들면서 공부의 효율성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의 성향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으니 잘 생각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술은 그 다음날까지(나이에 따라서는
그 다다음날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방법으로 별로입니다.
또 인터넷
게임도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좋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헬스장을 추천합니다. 공부에는 체력도 중요하기 때문에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면서
체력도 기르고 땀 흘리면서 스트레스를 풀게 되고 불면증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스터디
영어단어라든지 국어 한자는 혼자 하게
되면 자꾸 미뤄지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아침시간에 30분 정도로
스터디 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무 친해지면서 친교모임 위주로 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 과목별 공부방법
국어- 교재:재정국어, 강경욱 1000제, 유두선
모의고사
처음 재정국어를 들었을 때
무슨 법칙이 그리 많고 또 그만큼의 예외가 있어서 복잡하기만 했습니다. 강의 자체도
조금 딱딱해서 저자 직강이라기보다는 저자 직독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재정국어는
참고서로 쓰고 강경욱 1000제와 유두선 모의고사 등 문제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문제를
풀면서 모르는 곳은 재정국어를 찾아보는 방법으로 공부했습니다.
영어- 교재:신성일 Pass 영문법, 독해책,
단어책, 김채환 코아 영문법 문제집
영어는 우리나라에서 평생 공부해야
하는 과목인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 통계청에 와서 과장님께서 노동통계국 전략기획,
영국통계청에 대해서 번역하고 정리하는 과제를 주셨습니다. 이처럼 공무원이 되서도
승진, 해외연수 등을 위해서 영어공부를 계속 해야 합니다. 따라서 영어는 최대한
선방하고 다른 과목에서 점수를 얻자는 식의 마인드는 좋지 않습니다. 우선 단어와
관련하여 시간이 제한돼 있는 수험생으로서는 단어를 위한 단어공부가 아니라 좀
더 효율적으로 너무 두껍지 않은 단어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영문법은 신성일 강의만 들어봤는데
체계적이고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어 영문법은 무슨 퍼즐 같아서 답을
보면 아~ 이렇게 되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문제집을 풀어보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김채환 코아 영문법 문제집도 좋았습니다.
국어와 영어는 언어이니 만큼 온종일
공부하는 것보다 1시간씩 매일 하는 게 좋습니다. 다른 과목도 많은데 국어, 영어를
매일 1시간씩 하는 것은 부담스러워서 저는 하루는 국어문제풀이, 다음은 영어독해를
격일로 했습니다.
○ 한국사- 교재:김윤수 탐구 7급이론, 문제집
처음에는 별로 신경도 안 쓰던
과목이었는데 2009년 7급 국사 25점을 받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서점에서
여러 책을 훑어보면서 김윤수 탐구한국사가 공부량은 조금 많아도 책 구성체계가
마음에 들고 정리가 잘돼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바꾸게 됐습니다.
방법론적으로 우선 문제를 먼저 풀고
그 다음 9급 동영상 강의를 듣고 마지막으로 책에 정리하는 순으로 했습니다. 동영상
강의 듣기 전에 맞은 문제는 모두 제외시키니 나중에 다시 보기가 수월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김윤수 문제집에서 틀린 문제 중에 왜 틀렸는지를 알 수
없는 문제들이 꽤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문제집을 들고 찾아가서 물어보기도
하고 했는데 나중에는 책에서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은 다른 사람도 다 틀린다고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 헌법- 교재:김현석 헌법, 황남기 헌법
법학과라 그런지 나름 편하게
공부한 과목입니다. 김현석 강의는 특징이 자세하기 때문에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하지만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깊이 들어가서 별로입니다.
황남기 헌법은 객관식 지문으로 나오기 쉬운 지문 위주로 나와 있어 객관식 시험용으로는
좋을 듯싶습니다.
○ 행정법
- 교재:박준철 행정법
법학이라는 과목이 다들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운 용어 때문에 부담스럽지만 용어를 좀 알고 몇 번보고 나면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과목입니다. 한교 종합반으로 시작해서 박준철 행정법을 들었는데
핵심위주로 쉽게 설명해서 좋았습니다. 기본서에 핵심문구에는 두껍게 글씨가 써져있어서
막판 정리할 때 유용했습니다.
○ 행정학
- 교재:김중규 선행정학, 위계점 행정학
가장 힘들게 공부한 과목입니다.
처음에 대충 1회독했는데도 어느 정도 점수가 나와서 조금만 더 하면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하면 할수록 점수가 쉽게 오르지 않는 과목이었습니다.
딱히 시험범위로 없어 보이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김중규 선행정학을 중심으로 김중규 책에 없는데 위계점
행정학에 나와 있는 것은 김중규 책에 채워넣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공부량이 너무
많아져서 나중에 정리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김중규 강사가 A, B급이라고
얘기했던 것 위주로만 공부했습니다.
또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것들이 꽤 있었습니다.
가령, ‘A는 B이다’라는 이론과 ‘B는 C이다’라는 이론이 있으면 ‘A는 C이다’라고
생각되는데 ‘A는 C가 아니다’라는 이론이 있으니 논리적으로 모순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해가 안되면 그냥 외우고 넘어가는 게 정신건강에
좋고 수험기간도 단축됩니다. 또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이해가 되는 것도 적잖이
있기 때문입니다.
○ 경제학
- 교재:정병열 기본서, 문제집, 박지훈
모의고사 문제집
처음 경제학을 접했을 때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산 넘으면 또 산이 있고 또 산이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한번 이해하면 외울게 그리 많지 않아서 효자 과목이 되는 과목입니다. 처음 공부할
때는 꼼꼼하게 강의를 듣고 들은 내용 관련한 문제를 풀어보는 게 좋습니다. 강의를
듣고 이해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문제가 안 풀리는 경우가 꽤 나오기 때문입니다.
박지훈 강사는 거의 수업시간 때마다 모르는 문제를 질문했었는데도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좋았습니다.
♣ 맺으며공무원은 머리 좋은 사람을 뽑는 시험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난 반드시 합격한다는 마음가짐과
그 꿈을 위해 남들보다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2011년 합격의 주인공은 당신이라고
생각합니다.